본문 바로가기
대신 생각해줘

사라져가는 고향, 영도 그리고 지방 소멸의 그림자

by CoCoT 2025. 4. 25.
반응형

 

 

갓 입사한 스무 살 고졸 직원의 고향은 부산 영도였다. 줄곧 그곳에서 나고 자랐다는 말에, 같은 부산 출신 동료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부산에서도, 특히 젊은 영도 출신은 희귀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지도를 펼쳐보니 과연 그랬다. 부산 영도구는 엄연한 행정구역이지만, 부산의 끝자락에 자리한 섬이다. 지하철도 없고, 관광객 외에는 발길이 뜸해 늘 한산하다는 이야기가 실감 났다.

인구 감소와 소멸 위기

기사에 따르면 영도구는 전국 도시 중 비경제활동인구 비율이 가장 높고, 심각한 인구 감소로 소멸 위험 지역으로 분류되었다. 50년 전 20만 명에 달했던 인구는 현재 절반 수준인 10만 명으로 줄었다. 외부 인구 유입은 없고, 젊은 층은 계속해서 떠나니 인구 감소세를 막기 어려웠던 것이다.

광역 도시마저 흔들린다

인구 감소는 비단 영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부산마저 지속적인 인구 감소로 '제2의 도시' 타이틀을 인천에 넘겨준 지 오래다. 대전, 대구, 광주, 울산 등 대부분의 광역시 인구가 해마다 줄고 있다. 낮은 출산율에 청년층의 수도권 집중까지 심화되면서, 수도권을 제외한 모든 지역의 소멸은 시간문제처럼 느껴진다. 지방자치단체의 절박한 심정이 이해가 간다.

선거철 공약, 헛된 메아리인가

마침 각 지자체들은 대선을 앞두고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 산학 클러스터 구축, 의과대 설립, 교통망 확충 등 필요한 정책들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러한 절실한 노력들이 선거철 공약으로만 소비되는 것은 아닌지 안타까운 마음 금할 수 없다.

외면할 수 없는 국가적 과제

이제 정부는 저출산으로 인한 지역 소멸, 그리고 수도권 집중이라는 악순환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 지역 소멸과 수도권 집중을 최대한 늦추는 것은 우리 사회의 시급하고도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빈집으로 남겨질 고향

스무 살에 영도를 떠나 서울에 정착한 그 직원은, 부모님마저 곧 영도를 떠나 부산 내륙으로 이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놀라운 것은 팔리지 않으면 집을 그냥 비워두고 떠날 것이라는 말이었다. 소멸하는 지역의 집을 누가 선뜻 구매할까? 문득, 도시에도 이렇게 빈집이 늘어나는구나 하는 섬뜩한 깨달음이 밀려왔다.

반응형